매거진

[어바웃 클래식] 3탄 인생의 회전목마 "90살 할머니인 나를 꽃미남 마법사가 좋아한다?!"

2022-08-20



안녕하세요,에디터 차차입니다. 

오늘은 "카카페 뺨치는 About 클래식 시리즈(이하 어바웃 클래식)" 3탄으로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ost인 '인생의 회전목마'를 준비해 왔습니다.






줄거리



© 스튜디오 지브리



난. 모자장수다.



고작 18살. 어린 여자애지만 작고하신 아빠의 모자 가게를 물려받아 1인 사업자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웬 수상한 여자가 들어와, ‘하울’을 아냐고 물어본다.


나는 모른다고 했다. 여자, 황야의 마녀는 내 대답이 맘에 안 들었는지 저주를 걸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마녀는 온데간데없고, 거울 속의 내 얼굴엔 주름이 자글자글해져 있었다. 

검은 머리는 회색빛으로 새어 버렸다.



© 스튜디오 지브리



하울. 그자식이 문제다. 사실 그가 누군지 알 것도 같았다. 

낮에 길에서 금발의 약간 또라이같은 미남자를 만났었다. 그 때문에 마녀가 내게 저주를 건 것이다.


하루아침에 나이를 먹을 대로 먹어버린 나는 누가 볼세라 집에 남아있을 수도 없어서 길을 떠났다.

그리고 우연히, 들판 위를 걸어다니던 이상한 고물 성을 발견했다.



© 스튜디오 지브리

© 스튜디오 지브리



나는 거기에 청소부로 눌러앉았다. 내 몸은 90살로 늙어버린 것 치곤 생각보다 꽤 튼튼했다.

열과 성을 다해 이 더럽고 냄새나는 성을 사람이 살 만한 공간으로 갈아 엎었다.


그러던 중 성의 주인과 마주쳤다.

이상한 마법을 쓰고, 밤늦게 화약 냄새를 풍기며 들어오는 그는,

바로 마녀가 내게 저주를 건 원흉인 마법사 ‘하울’이었다.




© 스튜디오 지브리



난 그 때문에 꽃다운 나이에 할머니 행세를 하며 왕궁에도 불려가고 마녀도 만나며 온갖 고생을 하는데.

 왜일까, 제멋대로에 능글거리지만 어딘가 여린 구석이 있는 그가....밉지 않다.


이제 움직이는 고물 성은 내 집이다. 



 




주연 캐릭터



© 스튜디오 지브리

소피

착하고 성실하다. 하울과 우연히 마주친 뒤 이상한 일을 겪으며, 하울의 성의 일원이 된다.

#각성하는 #매력적인 #부드러운 #똑부러지는 #생각이깊은




© 스튜디오 지브리

하울

미남 마법사. 움직이는 성의 주인.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다가도 소피에게는 솔직하게 군다.

#사랑꾼인 #똘끼있는 #능글맞은 #여린 #밉지않은 #먼치킨인 #자유로운영혼의





 


결말




알고 보니 하울은, 전쟁에 차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움직이는 성에 살며 이리저리 떠돌고 있었다.

한때 재능 있는 마법사였지만 악마와 계약을 맺는 금지된 행위를 했고, 국가는 그의 어두운 마법을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이용하고자 했다.



© 스튜디오 지브리




하지만 하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전쟁을 멈추고 싶어 했다. 

결국 국가가 그를 추적해오고 전쟁은 격화되는 와중에, 하울은 마침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장으로 나갔다.



악마의 힘은 쓰면 쓸수록 영혼을 갉아 먹는다. 

나는 그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악마에게 내 신체 일부를 바치고 시간을 넘어 어린 시절의 그와 마주했다.




© 스튜디오 지브리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제 인생에 있어 영화에 대한 가장 오래된 추억은 바로 아홉살 때, 

여름 휴가로 떠난 리조트의 컨퍼런스룸에서 상영했던 한 애니메이션 입니다.




가족 단위 고객과 아이들을 위해 리조트 측에서 그런 영화 상영회를 열었는데, 

아직까지도 꽃무늬 카펫에서 나는 쿰쿰한 냄새, 에어컨의 서늘함, 

어두운 방 안에 떠다니던 먼지 같은 세세한 장면들이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은 눈앞에 펼쳐진 색색깔의 향연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마법, 기계들에 홀려 

어린 나이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전쟁과 사랑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앉은 자리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았더랬죠. 

저 또한 마찬가지였구요.




그 영화가 바로, 오늘 소개할 <하울의 움직이는 성> 입니다.

사실 영화를 소개하는 건 아니고 영화음악을 소개할 거긴 한데 말입니다.





© 스튜디오 지브리



먼저 음악을 소개하기에 앞서, 영화 이야기부터 해봅시다.




대체로 스튜디오 지브리 영화들은 아름다운 작화와 음악으로 유명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그래서 그거 결말이 뭐더라?' 라는 의문으로 끝나더군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영국의 동화 작가 다이애나 윈 존스의 동명 판타지 소설을 각색하여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고 인기작 중 하나입니다.




혹자는 이 인기의 이유가

'예쁘고 잘생긴 주인공, 매력적인 19세기 유럽 배경의 스팀펑크 세계관, 아름다운 영상미, 그와 대비되는 전쟁 이야기'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음악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Omar Cruz



히사이시 조는 작곡가이자 지휘자이며, 피아니스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류이치 사카모토와 인지도로 쌍벽을 이루는 일본의 음악가이죠.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와 히사이시 조는 오랜 동업 관계였습니다. 

무명이었던 히사이시 조는 우연한 기회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음악감독으로 발탁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오랜 동업 관계가 이어지게 되죠.




© 민중의 소리

└ 지브리 스튜디오 25주년 콘서트에서 악수하는 히사이시 조(좌) 미야자키 하야오(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까지. 

아마도 여러분 모두 위 영화들의 OST를 학교에서, 피아노 학원에서, 카페에서, 혹은 병원에서, 

여기저기서 수십 번은 들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 어느 버전보다 이 버전을 가장 좋아하는데요, 

지난 2008년, 유도의 성지라고 불리우는 도쿄의 부도칸(무도관)에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창립 25주년을 기념하여 약 1100명을 동원한 대규모 콘서트가 열립니다. 



이곳에서 히사이시 조는 거대한 스크린 앞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그의 인생 역작들을 한 자리에 선보입니다.











히사이시 조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작곡가입니다. 

이 곡들 또한 여러분들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바로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ost, waltz of sleigh입니다.






또한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ost도 맡은 적이 있으며, 

왕년에 피아노 좀 쳤다- 하시는 분들에게는 익숙할 ‘기쿠지로의 여름’을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어떤가요? 그의 음악적 색채를 어느정도 알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저는 그의 음악을 딱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환상(fantasy)’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의 음악들을 듣다 보면,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 사랑의 아련함, 자연의 광활함 등이 저절로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선율과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에 담긴, 어딘가 몽환적이고 마음을 울리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마치 마법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스튜디오 지브리



영화 초반에 하울은 길거리에서 곤경에 처한 소피를 한눈에 알아봅니다.

영화 후반에 소피는 하울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어린 하울을 만나러 가죠.



이렇게 돌고 도는 두 사람의 생과 사랑을 보면, 

왜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곡명이 하필 ‘인생의 회전목마’ 인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중에 몇 안 되는 꽉 닫힌 해피엔딩, 아름다운 로맨스와 판타지를 보여주는 신비한 세계.

인생의 회전목마’를 들으며 그 세계를 한번 여행하는 것은 어떨까요?







Edit 차차

서울경기지부 사무국 전략기획 14기 사업기획파트